배달기사가 잡은 절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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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무리를 향해 걸어가던 걸음이 점차 느려지며

텅 빈 복도는 그 날의 우리를 끊임없이 나의 머릿속으로 하여금 재생시키게 하였다.





지—잉



핸드폰 진동에 가운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켜보니

자줏빛 용담화 이름모를 들꽃들..하지만 일행의 분위기가 봄풍경만큼 좋지는 못했다.

병사들이 자기들끼리 수근대며 떠드는 얘기로 우리는 전선의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유렉카는 이 세계에서 반야만인들이었다.유목민들이 서부 사막에서 유랑하며 살다가 십여년전부터 서부초원과 평야를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게 점차 제국내로 밀고 들어와 산악지대의 국경에서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소 곤란한 점은. ..성기사단과 푸른 용 기사단이 교대로 엄호를 맡는 모양인지 로빈황자가 뒤에 있을 때가 종종 있었다.그럴 때면 슬며시 내곁에 와 안부를 묻곧 하는 것이다.

"사제님?피곤하십니까?"

내가 정인이 있다는 걸 알텐데도 지나치리만큼 친절했다.

그의 과도한 친절에 네네도 이따금 의아해했다.



산행이틀만에 군대는 산맥사이의 구릉에 막사를 치고 휴식을 취했다.

나역시 네네와 막사를 배정받기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씨씨 저거봐.구교사제들 막사는 양지바른 데 자리를 주고 장막도 훨씬 좋잖아."

네네가 불만스러운듯 속삭였다.

우리는 운이 좋은 건지 배려받은 건지 담당사제가 둘만의 작은 막사를 지정해주었다.

막사주위를 살펴보려고 걸은지 오분도 안되어 나를 부르는 음성이 들렸다.

"사제님.잠시만 이리 오시지요?"낯익은 음성의 주인공은 역시 로빈 황자였다.

그는 낯선 남자사제들을 대동하고 있었다.짙은 바다색군복차림인걸보니 구교사제들이 분명했다.

"구교신전의 사제들입니다.사제단을 총괄하는 사제장 밀러와 부사제장 카르라고 합니다."

갈색머리와 네네처럼 적발이 섞인 검은 머리의 두 젊은이가 내게 인사를 건냈다.

얼굴을 보았지만 직접 인사한 적은 없었다.난 허리숙여 인사하면서도 의아해했다.

"사제이면서 여의사시라고요?"

"치유력이 대단하시다지요...?"

그들은 궁금해하면서도 호기심어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나는 얼굴이 달아올랐다.

신교의 여사제에게 구교사제들을 소개해서 어쩌겠다는건지..정말 곤란할 일은 얘기하란거야?부탁할 일도 없는데?



"황자님이 널 좋아하는거 아냐?"

나흘째 저녁 막사에서 네네가 나직하게 물었다.

"쓸데없는 소리...그주위에 명문가문의 귀족출신 예쁜 아가씨들이 얼마나 많은데..궁에서 로빈황자 주위에 몰려드는 숙녀들의 열정을 봤으면..너도 그 집념에 질릴거다."

나는 야전침대에 지친 몸을 뉘이며 대꾸했다.병영에서 몰래나가 냇가의 찬물에서 머리를 감은탓에 몸이 덜덜 떨렸다.출발전에 머리를 좀 자르고 왔는데도 역시 야외에서 머리감기가 쉽지않았다 .산을 타기시작한지 사흘만에 머리를 감을 수 있었다.우리는 원정나온뒤 샘만 보이면 얼굴과 손발을 씻곤했다.서쪽으로 오니 점차 날씨가 더워지며 그만큼 물이 귀했고 간절히 몸을 씻고 싶었다.

강골인 네네는 밤중을 틈타 나에게 주변을 살피게하고 흐르는 시냇가의 찬물에 목욕까지하고 왔지만 나는 그렇게 강한 체력이 아니다.

사람눈에 띄지않는 곳에서 더운물에 목욕이나 했으면 바랄게 없겠다.원정나오니 매일 저녁 씻는 게 큰 불편이었다.신전에서는 작으나마 전용욕탕이나 있었는데...

"너도 귀족

황상."

"당장 평안궁으로 물러가 근신하거라!"

소관자가 그녀를 일으키더니 순간 그녀가 휘청하는 듯했다.

"마마

그게 사실 엄청난거라고

현아.땀흘리는 거 보니 옷이 더운가 보군.아니면 날이 더운거냐?네몸이 본디 찬데.."
그가 흰 모시수건을 집어 연못의 물을 축이며 그녀를 끌어당겨 그녀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자 그녀가 재빨리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황상께서 이런 일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그리고 그녀는 뱃전에 몸을 숙여 얼굴을 씻었다.
"여전히 화장은 않는구나.맨얼굴이 더 예쁘다.지금은 네 오라버니지..지존의 몸이 아니라.."

"황상 ..그만 내리시지요.."

"백성들의 눈물이 비로 떨어졌나봅니다."그녀가 웃으며 그를 따라 배에서 내렸다.


"잠깐만요

그녀의 당돌한 요구를 그는 받아들였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는 자신이 그녀의 몸을 간절히 원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끓는 피가 더운 스물 셋이었다. 그녀는 피어나는 열여섯이었고..육궁의 미녀들중에도 그녀만한 미인이 없었다.

"정신이 드느냐?짐을 알아보겠느냐...?"그는 그녀가 눈을 뜨자 그는 안도한 듯 미소지으며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아이는요?무사한가요?"그녀가 확인하듯 모기만한 음성으로 물었다.

"아들이구나."그가 덥석 그녀의 찬 손을 잡아 자신의 뺨에 갇다댔다.

"고맙다.살아줘서...아들을 출산했지만 산고가 심해서 그대를 잃는 줄 알았다.왜 여인네들이 출산중에 목숨을 잃는가했더니..."그의 음성이 잦아들었다.

"난산이라 그대가 여러번 혼절했다.산파와 태의말이 짐을 닮아 아기가 제법 골격이 크다고 하구나.""아기를..."

"아직 우리아이 얼굴도 못보지 않았느냐?짐은 네가 깨어나지않을까봐 걱정했다."그의 목소리에 안도감이 배어있었다.그가 손짓하자 중년의 부인이 강보에 싼 갓난아이를 데려왔다.그녀는 잠시 아이를 빤히 내려보았다.

"신첩을 닮은 데가 없어요.황상을 닮은건지..계속 잠만 자나요?"

"갓난 아이는 그렇다더군.아니 살결이 유난히 하얀 건 그대를 닮은 건지..."

"어디가 저를 닮았단거에요?"

"유모가 이목구비가 짐을 닮았다더군."하늘에서 선물로 떨어진 것같아요"그녀가 떨리는 손끝으로 아기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만져보더니 이내 흐느꼈다.

"왜 우느냐?태의가 아이는 건강하다고했다."그가 놀라 그녀를 안았다."모르겠어요.그냥 눈물이..."

그녀의 흐느낌에 아기가 눈을 떴다.그녀의 눈물이 아기에게 떨어지자 아기가 작은 울음소리를 냈다.

"그만 그치거라.아이가 놀라지않느냐?"그가 아기를 받아 부인에게 건냈다.

"황상 초산엔 대개 우는 겁니다.기쁨과 슬픔이 함께 오는거지요."중년의 부인이 위로하듯 말했다.

"누구인가요?"

그녀가 아기를 달래던 중년부인을 쳐다보며 의아한 듯 묻자 그가 대답했다.

"새로들인 유모야.황자를 돌볼거다."그는 설명하며 그녀가 못마땅한듯 바라보자 서둘러 중년부인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받아 그녀에게 안겨주었다.

"아이이름을 지어야지.태자가 될건데...모두 물러가라."그가 나가라는 지시에 유모

옷 매무새를 정리하는척 옷을 탁탁 털어내었다.

”조심하세요“

”뭐를요?“

”뭐든지요. 방금도 넘어질뻔 했잖아요“

”그러는 그쪽은 왜 자꾸 나 찾아와요? 내가 싫다고 했잖아요“

”주치의 맡아달라고 온거 아닌데“

”그럼 왜 오신건데요“ 하고 짜증섞인 말이 끝나자 마자

”보고싶어서요“ 의외로 웃지 않은 얼굴로 내게 말했다.

”얘기하고 싶고

최동후 변호사를 별로 대단하지 않은 남자로 생각한 것 같은 느낌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약속시간도 30분이나 늦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을 마스크조차 부족했다. 감염병 하나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해 결국 사망자가 늘어 갔다. 나중에서야 한국처럼 마스크를 쓰는 게 옳았다고 생각했지만

잘 지내셨어요? 하고 묻고 싶은 내 마음과 다르게

내 목울대가 울리는 바람에 목소리가 나오지 못했다.

말을 하게되면 울고있는게 티가 날까 꾹 다물고 가만히 쳐다보았다.



”여전히

다들 고아 청소년들

황후마마를 뵙나이다."
그녀가 살짝 무릎을 꿇으며 절을 올렸다
"일어나게."
황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여전히 그와 그녀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긴 행군에 옥체 무탈하시옵니까?"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변방의 상황은 어떻던가요? 학질이 돈다고 하던데..
병사들의 치료를 명했소.그때문에 짐이 서둘러 돌아온거요."
"설마 감염되신건 아니겠지요?"
"어의가 따라 수행했는데 그럴리가 있겠소?"
"선사께서는 차도가 있으신가?"
그녀는 간단히 고개만 끄덕였다.
"출가했다지만 귀비나 본궁의 손윗분인데 ?자네는 선사의 역병에 감염되지않았나

이젠 안정기에 들어서서 3개월에 한번씩 외래를 내원하며 혈액검사만 할 뿐이었다.



“감사해요

변호사 등의 직업을 가질 수 있다.

각 지방 관리들은 하층민들이 다니는 고등학교 학생들 중에 우수한 학생들을 뽑아 의과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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