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볶음밥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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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상한 주문도 다하네 했겠어요..ㅋㅋㅋ







미술 심리치료사

이미 젖어버린 소매로 눈매를 정리하고 뒤 돌아보았다

“... 저요?”

그래 너

“네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이 보였다.

머리가 헝클어져 추노가 따로 없었는데

당신의 영혼을 대신 채워 담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쯧쯧 어미가 되서 이리 철이 없으니..뱃속의 아이를 생각해야지.""그가 슬며시 그녀의 배를 어루만졌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그녀가 눈살을 찌푸리며 가만히 몸을 움츠렸다.

"금방 세상에 나올것아닌가.아이가 어미를보고 따라배울건데..딸이면 걱정이군.엄마가 천하의 말괄량이였는데..""일곱달이나 남았는데요..."

"유모가 널 수발하기 쉽지않다더구나.더구나 몸도 점차 무거워질텐데 ..나무타기하지말라고했지?황후가 될 사람이 누가 보면 어쩌려고..위신떨어지지않겠나.현아 이미 짐이 널 이미 중궁황후로 책봉한 걸 잊었느냐?"

"후궁이 텅 비어 한산하잖아요.누가 신첩을 험담이라도 하겠어요?"그녀는 웃으며 겸연쩍게 대꾸했으나 그는 어이없 듯 말했다.

"태교나 잘하라고 짐의 침궁에 데려다놓았더니 말괄량이기질이 어디 안 가는군.그런건 아랫것들 시키면 되지 임부가 왜 새집올려놓겠다고 나무에 올라가..?"

"출궁한 비빈들이 데리고있던 궁녀들뿐 아니라 하인들을 다 데리고 나가서 일손이 부족하다면서요.."

그녀가 쑥스럽게 변명하듯 말했다.그는 한숨을 쉬더니 웃었다.

"그래 ..후궁이 아주 조용하다.네 시녀들과 늙은 상궁들만 남았으니 후궁에 비빈이 너밖에 없으니 내명부여인이라도 태후까지 죽고 너뿐인가...제발 몸조심하거라."

"유어의가 임부는 적당히 움직여야 순산한다고했어요."

유어의를 불러 경을 쳐야겠구나.임부에게 군마를 타고 승마하라고 권하더니..하물며 짐의 핏줄을 회임했는데.."

"유어의잘못이 아니어요."

"아침저녁산보는 하지 않느냐.답답하다고 가마타는 것도 싫어하니...왜 수나놓고 난이나 치며 조용히 못 지내는거냐?태교가 그렇게 지겨우면 입궁때처럼 글이나 쓰던지.."

"내궁이 절처럼 조용해요."

"행여 네출산에 지장이 있을까봐 다른 비빈들도 사가로 돌려보내고 타문으로 출가를 허락한건데 ...다른 회임한 비빈이 없으니 아들이어야 할텐데..그래야 짐의 종사를 이어받을거아니냐.."

"황상은 역시 아들을 원하시는군요.."그녀가 씁쓸히 대꾸했다.

"너도 그렇지않느냐?태자를 낳아야 네가 황후가 될수있다."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이를 황후가 되기위해 이용하고싶진 않아요.딸이면 신첩을 박대하시려고요?"

"그럴리가 있느냐?다만 짐도 평범한 사내이니 대를 이을 아들이 있었으면한다.네가 짐에게 아들을 낳아주면 모두가 너를 좋아할거다.조정에서나 내궁에서나 황자가 있으면 다른 비빈을 들이라는 귀찮은 일도 없을 것이고..."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황후가 아니라 제가 사가의 평범한 아낙이었으면 전 딸이면 좋겠네요.."그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왜?"

"아들이면 아이가 불쌍하니까요..태자든 황자든 황궁법도에 따라 엄하게 키워야하니.."그녀가 시무룩한 걸 보고 그가 쓰게 웃더니 그녀를 끌어안으며 타이르듯 말했다.

짐도 그렇다.

"회임은 다시 할수있잖느냐.모두가 황자를 간절히 기대하니.."문득 그녀가 물었다.

"언제쯤 출궁을 허락하시겠어요?두미인의 장례에도 못갔는데.."

"출산을 하고나면..홍역의 기세이가 꺽였다지만..아직도 이따금 환자가 생기고 있다."

"불쌍한 두미인..홍역으로 그렇게 갈 줄이야..회임해서 간병은 고사하고 병문안한번 못갔어요.복중의 아기가 잘못될까봐.."

"짐의 총애는 못받았지만 태후와 황후에게 사랑받았잖느냐?조카손녀라고 온갖 응석다 태후가 다 받아주고..."

"황상의 운명이 ..황궁의 비빈들은 불운한가봐요."

"황후는 폐출되고 다른 비빈들은 죽거나 출궁당했다고 빗대는 말이냐?"

그가 웃었다.

"그러니 너는 황후가 되어야해.그럼 명운이 바뀔거다

그는 잠자코 내실로 들어섰다.

황후는 몇달만에 황상이 처소에 들다니 무슨 일인가하고 예의대로 무릎을굽혀 절을 올렸다.

"황상 을 뵙나이다."

"앉으시오."

그는 잠시무거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형식상 부부라고했지만 한번도 부부였던 적도 아내였던 일도 없다.마르고 창백해진 얼굴을 보니 자신이 알려줘야 할 일에 마음이 무거웠다.미인도 아니고 애정도 없었지만 ...

"국구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거요."

황후는 벽을 바라보며 외면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출가해서 부친의 명복을 비는게 줗을것같소."

"출가라고요?"

"친정이 짐을 해하려한 일이 드러난뒤..궁안에 황후를 존경하는이도 없지않소?"

황후는 순간 허탈하게 웃었다.

"왜 신첩이 출가해야합니까?"

"목숨을 거두는것보다 폐출되는 것보다 관대하다고 생각지않는가?"

"관대하다고요?황상께서?"갑자기 황후가 미친듯 웃어댔다."출가라니요 ..가당키나 한 말입니까?"그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황후를 바라보았다.공허한 그녀의 시선이 의문에 찬 그의 눈길과 허공에서 부딪쳤다.

"그대의 죄를 자신이 모르는가?"

그의 노기찬 음성이 내실을 울렸다.

"무슨 죄인지요?"

"지아비이자 황제인 짐을 기만한 죄

당장 내려와!"

그가 소리치자 그녀가 당황했는지 나무위에서 주춤거렸다.

"떨어지겠다!"

그가 재빨리 달려가 그녀를 받았다.

"다친데는 없느냐?"그녀가 고개를끄덕였다..

"왜 그 높은 벚나무에 올라간거지?"

그녀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설마 월담하려고?."

그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날카롭게 캐물었다. 돌위에 걸터앉은 그가 순간 그녀의 긴 검은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위험하다고했지?오라버니말을 뭘로 듣는거냐?."

"아파요!"그녀가 비명을 지르자 그가 그녀를 놔주었다.

"황비인데 저를 이리 대하세요?"아이처럼 혼난 그녀의 음성에는 항의가 묻어 있었다.

"다시 나무타기하면 혼날거라고했지?월담까지해서 어딜 가려고?몰래 출궁해서 또 무슨 사단을 일으키려고?"

그가 따지듯 추궁하자 그녀가 할수없다는 듯 대답했다.

"저녁마다 마장에 데려가시는 것외에는 출궁이 허락되지않잖아요.마장도 황궁 의 일부인 북산기슭에 위치하니 저잣거리구경을 할 수도 아낙네들과 한번 한담을 할 수도 없으니..."그녀가 투덜거렸다.

"엄격히 말하면 북산은 황궁이 아니야.하지만 황궁의 끝자락에 위치하니 잡인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황궁의 일부나 다름없지.본디 황후나 비빈들은 궁에 들면 평생 궁밖을 나가지않고 황궁안에서 지내는 게 법도인거야.그동안 현아가 예외로 자유로왔던거지.이넓은 내궁이 답답하다는거냐?짐은 여인이 너하나뿐이잖아.육궁이 텅 비어있는데도?"

"이게 사람이 사는건가요?늙은 상궁들과 허드렛일하는 궁녀들뿐이잖아요."

"근위대도 수백명이나 있다.""차라리 시골농가의 아낙네가 더 사람사는 것같을거에요."

그는 한숨을 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래.근위병까지 황궁에 수천명의 사람들이 사는데도 사람사는 활기는 전혀 없지.그런데 황후가 되면 그가운데 살아야해.황궁이 살기좋은 데는 아니다만 이젠 평생 현아가 오라버니와 살아야하는 곳이야."

"차라리 육궁을 서원이나 하다못해 도관과 시장상점같은 곳으로 바꿔놓으면 저잣거리같은 재미나 있겠어요.두미인들이 출궁한 이래 비빈처소가 텅비었으니.."

"지엄한 황궁에서 어디 그런 얼토당토않는 말을 하느냐 .훗날 그 비빈들 거처를 현아가 아들 셋과 딸 셋쯤 낳으면 각기 처소로 주어 공주와 왕자궁으로 바꿔주마.태자는 동궁에서 양육한다해도. . ."

그녀가 의외란 듯 물었다.

"제 처소에서 안 키우고요?각자 처소를 가진다고요?"

"낳자마자 유모와 황실교사를 두어 따로 키우잖아.황실전통이야."

"안돼요.절대 그렇게 못해요."

그녀가 질급하며 고개를 저었다."아기를 몇을 갖든 모두 제 처소에서 키울거에요."

"말괄량이짓하지말고. . 이래가지고 황후는 고사하고 어미노릇이나 하겠나. "그가 혀를 차며 한마디했다.

..







"또 법회야?달마다 법회인데? 보름전에도 태후와 황후와 황실소유 사찰에 다녀오지않았나?"

"선황의 기일을 기념하는 법회랍니다."

염불을 듣고있으면 졸리기만하는데..그녀는 짜증이 치밀었다.

"저잣거리에 추수가 다가오니 축제가 있다더군요. "진궁녀가 속삭였다.

젊은 처자들이 모이나봅니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궁에 들고서는 여염집의 행복이 없어졌다.

"마마 며칠전 벼락에 왕부에 남쪽건물이 상했다더군요.화재가 났나봅니다."

"남쪽건물?내처소였는데?왜 아무도 안 알려줬지?"

"황상께서 알리지말라셨답니다.마마가 걱정하신다고요."

"왕부에 다녀오고 싶은데.."

"마마 오늘은 법회가 먼저입니다."

유모가 나서서 끼여들었다.

"침방에서 마마예복을 가져와야겠군요."유모가 나가자 진궁녀가 다가와 말했다

"마마

식사시간에 식사 끝나고 앉아 있으려고 하니까 좀 답답했거든요.” 박민지가 말했다.



“아

때는 늦었고

누구흉내내세요?신첩이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인형도 아니고 ..?오라버니?절 놀리세요?"

"그대를 걱정하고있으니까 이런 말을 하는 거야..철좀 나라고.."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가 어렸을 적 얼마 길러주지도 못하고 죽었으므로 기억조차 희미하다.그녀는 친모대신 길러준 사촌이모를 모친처럼따라 친모의 기억자체가 별로 없었다.그들은 6촌이었는데도 그는 어린시절 그녀부친에게 글을 배운 까닭에 그녀를 친누이라고 우기고 있다.꼭 그녀가 곤란할 때만..

그제서야 따끔한 감각이 느껴졌다.한창나이인 청년인만큼 손이 매웠다.아마 대여섯대맞은 것같다.그녀가 유달리 고집이 세서 그가 화를 내고 야단친 적은 단 한 번 있었는데..때린 적은 한번도 없다.그처럼 부드러운 남자가 나이어린 여인을 손찌검을 하더니..치마아래 얼얼한 둔부를 어루만지면서 그녀는 울듯이 말했다..

"제가 뮐 잘못했지요?약초원에 다녀왔을 뿐인데.."

"거길 다녀온게 문제가 아니라.."그가 화장대위의 젖은 수건을 집어들면서 입을 열었다.

"태후전에서 네 주위에 사람을 붙여 네 행적을 조사했나보다.황궁은 벽에도 귀가 있는 곳이야..태후는 널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니..그대가 법도를 어긴 건 알겠지?약초원에 다녀오면서 외간남자와 약재를 흥정하고 시장에서 사담하다 소동을 일으키고..약재값때문에 시장에서 약방상인들과 그렇게 크게 다투었으니 ..아무리 네가 옳은 일이라도 소문이 날거다..처음이 아니니..지난번에 일렀을텐데?귀비가 되어 과자를 팔고 약재장사를 하며 황실평판을 떨어뜨린다고 비난하는 이들이 있으니 자제하라고 했었지?

또한 황비는 함부로 나다니지 않은 법이야.더구나 전염병이 도는데 출궁하지 말라고 했잖아.시위들이 궁문을 지키는데 어떻게 나간거야? 월장이라도 했나?몰래 출궁한 것자체가 트집거리란 거 몰라?"

그가 그녀의 곁에 앉으며 수건으로 몇방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이 철부지때문에 궁안이 조용할 날이 없어.현아 너때문에 짐이 이립의 나이에 흰머리가 나겠다."

" 오라버니..심려를 끼쳤어요.."그가 투덜거리자 그녀가 기어들어가는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정 출궁하고 싶으면 내게 먼저 알라리고 했잖아..최소한 소관자라도 따라갔으면 이런 책잡힐 일은 없잖아.."

"허락안 하실것같아서.."물론 그는 당연히 출궁을 금했을 것이다.요즘같은 때 그녀를 궁밖에 내보냈다 무슨 일이 불거질지..

그는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고 화가 난 듯 말했다.

"어디 네 평안궁주위에 금의병시위를 십여명쯤 지키게해놔?개미한마리 새나갈 틈없도록 ...?아니면 네곁에 돌부처같이 깐깐한 궁의 늙은 상궁들을 몇 붙여놔?네가 황궁의 예법을 따르나 안따르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고 가르치게 ..? 그래야 내가 신경안쓰고 정무를 처리하지?강보대신 가마에 실려다니며 상궁들치마폭에서 한평생 지내볼테냐?"

그녀는 질겁해서 고개를 저었다.상궁들에게 다시 감옥살이당하는 건 질색이었다.

"차라리 머리깎고 출가하는 게 낫겠군요.."

그가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그대는 아무리 법도를 어겨도 빌지는 않는군..그래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졌다.



“우-웁”

급하게 손등으로 입을 막고

근신령을 내리고도 귀비에게 가셨다고..?"
황후의 자지러지는 듯한 음성이 전각안에 울렸다.
"어젯밤도 귀비의 처소에서 보내셨다고하던데...아니 근신령을 내리고도 귀비에게가는 이유가 뭐지?"
질투에 찬 황후의 음성에 시녀들을 감히 대답할수가 없었다.

상궁하나가 들어와 머리를 숙였다.

"그래.황상은 어떠시던가?"

귀비를 감시하기위해 보낸 상궁이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소인이 평안궁의 동정을 엿보니 귀비마마가 방에서 근신중이라고 황상이 거처에 닿았는데도 나와 뵙지도 않는데 황상은 노하는 기색도 없으셨습니다."

황후의 다소 얽은 얼굴이 질투로 추하게 일그러졌다.

"방자한 것같으니..황궁에 그런 교만한 계집이 든 적이 있었단 말이냐?"






"마마께서 웬일이십니까?"그녀는 절을 올리며 물었다.
"현비

마치 내가 대전에 산다는 이유로 광주에서 온 사람들의 고깃값을 내가 절반이라도 내야 하는 것처럼 취급했는데

그런데 누나가 정말 누나일까? 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나이 차가 많이 나긴 해. 엄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는 물어볼 사람도 없어.’



최동후는 형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그 형은 누나와 나이 차가 세 살 차이밖에 안 났다. 최동후는 형과도 나이 차가 많이 나는 편이다. 최동후는 형도 삼촌 같았다. 누나는 최동후의 기억 속에 41살에 시집을 갔다. 유난히 엄마처럼 동후를 돌봤던 누나이기 때문에 누나가 시집을 가던 날 이상하게 좀 눈물이 나왔다.



“누나 없이도 잘 살 수 있지?” 누나가 말했었다.



누나는 시집을 간 후에도 자주 친정집에 들러서 동후에게 관심을 보이고 간섭이 심했다. 누나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고모나 이모거나

저분이 80프로 해준다니



"어의 말로는 어혈이 심해서 전신의 기가 놀라서 그렇답니다."

"나도 알아 ..말린 쑥과 박하잎이나 보내달라고 해.."

"마마 지금 드셔야해요.황상께서 걱정하셔셔 달여올리라고 한 것이니..

"거기 둬.식으면 마실테니.."

그녀는 유모 몰래 멍든 데 약을 바르려고 했지만 이내 들키고 말았다.

아니나 다른까 몇군데 멍자국이 몇군데 나 있었다.

그녀는 서둘러 속옷을 걸쳤으나 유모는 한심한 듯 잠시 바라보다가 비단 속바지위에 속치마를 입혀주며 물었다.

"이럴땐 따뜻한 데 누워 한증을 좀 해야하는데... 종일 땀좀 나셨을텐데..몸이 좀 개운하지않으세요?"

그녀는 대답하지않았다.

"윤사월이 너무 더워."하지만 땀을 푹내니 몸이 좀 낫긴하다.

"그건 뭐지?" 옷을 갈아입다말고 그녀가 문득 유모가 풀어 정리하던 옷가지를 보고 물었다.

"침방에서 하루종일 지어올린 속옷들입니다. 웬일이냐고 물어 황상께서 마마가 낙마하고나서 마마의 속옷이 오래된 듯하다고 준비하라고 한 것입니다."

"속옷까지..."

"그리 야단치시고도 이리 마음쓰시는 황상도 없을 겁니다. 오라버니인지 부친인지.."

"원래 내 육촌오라버니였잖아."

"어린시절에도 자주 업어키우셨지요.예나 지금이나 마마는 응석이 심한 것같군요."

"떼도 사정봐가면서 써야지요."

유모는 흰 비단 침의를 입혀주며 충고하 듯 타일렀다.

"쓴 탕약보다 따뜻한 찜질이 나을텐데.."

침상에 기댄채 그녀는 방석위에 앉아 내심 투덜거리며 서책을 뒤적였다.

발목에 댄 약초내가 코끝까지 스며왔다.누가 보기전에 빨리 사라져야할텐데...

형부의 역대판결을 공부하라고하는데 봐도봐도 혼란스럽다.황상의 지시라고 소관자가 아침에 갖다준 형률책에는 무거운 벌이 많다.

"황명이면 사약이라도 마셔야하는데 수시로 꾀를 부리니... 짐이 내린 탕약이 그리 못마땅한거냐?"

머리위에서 그의 음성이 들렸다.

"곤녕궁에 안가셨어요?"그녀가 의외라 책을 덮으면서 일어서며 물었다.

"말썽꾸러기가 잘 있나 보려고 왔지."

그녀는 새침하게 등을 돌려 앉으려했지만 아야소리가 튀어나왔다.

그가 쿡쿡 웃었다.

"당분간 걱정안해도 되겠군.며칠동안은 몸조리하느라 꼼짝 못할테니.."그가 그녀의 곁에 앉더니 냉큼 탕약을 들이댔다.

"빨리 일어나고 싶으면 마시는 게 좋을 거야."

그녀는 할 수없이 약을 삼켰다.

"그리 신첩을 걱정하시면서 어린애처럼 벌을 주셔요?"

그녀가 투덜거렸다.근래 아이처럼 야단치고 나서 달래는 일이 늘었다.다 큰 처녀한테 볼기까지 치다니..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그대가 자초한 일이야.아무리 호기심이 나도 절제할 건 절제해야지.꾀부릴 일도 따로 있지.한번 따끔하게 혼나봐야 수업에 태만하지도않고 다시 말썽을 안부리지.하지만 종마때문에 이리 다친 줄은 몰랐어.현아는 말을 잘타니.."

그가 다소 후회스러운 듯 말했다.

"오늘은 보름인데.."

"황후에게 소관자를 시켜 근신을 명했다.명예를 유지하자면 그게 낫겠지.당분간 얼굴보고 싶지않다."

그가 얹잖은 음성으로 말했다.

"아비와 오라비가 그토록 조정에 물의를 일으켰는데 관대한 거 아니겠느냐?"

"그래도 동정은 할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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