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리스 부부들의 사연들
섹스리스 부부들의 사연들
우리나라 부부 10쌍 중 3쌍은 '섹스리스(Sexless)' 부부라고 한다. 종전엔 50대 이상 장노년층이 절대적이었으나, 요즘은 20~40대 부부층에 확산되고 있다. 때맞춰 최근 미국 시카고대에서는 이른바 'X세대'(1965~1985년 사이 출생) 부부들이 '섹스리스' 세대가 될 우려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유독 이혼률이 급증했던 부모들의 고독한 모습을 보고 자랐으며, 나홀로 생활 등에 익숙한 탓인지 성생활에서도 상당히 무덤덤한 것으로 걱정했다.
우리나라 통계청에서는 이들이 평균 주 1회 성관계를 갖는다는 자료를 내놓았다. 왠지 꽤 모자란다는 느낌이다.
멀쩡한 남편과 아내가 그냥 잔다는 것은 싫든 좋든 정상적인 사회생활, 특히 가정과 인생사를 펼쳐나가는데 큰 장애라고 할 수 있다. 어쩌다 1, 2주 건너뛰다 보면 한달 두달 그냥 지내고, 결국 뒤늦게 불화의 원인이 되는게 바로 섹스리스이기 때문이다.
성욕은 식욕, 수면욕과 함께 3대 기본 생리욕구이다. 귀찮다고 거른다면 밥 안 먹고, 잠 안 잔 것처럼 이상이 생기는 것은 당연. 개인은 물론 건강한 사회를 위해 섹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신체적, 정신적인 것을 비롯해 각 개인마다, 커플마다 수없이 많은 원인들이있다.
정신과, 비뇨기과에서 바라보는 섹스리스 부부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1. 주부 A씨는 밤늦도록 야동을 즐겨 보는 남편 때문에 속이 상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남편이 야동을 보고 난 뒤 이상한 체위를 계속 요구하는 것. 심한 모멸감을 느낀 A씨는 섹스가 성가시고 귀찮기만 하다. 그래서 남편과 잠자리를 하는 것이 두렵다.
2. 주부 B씨는 남편과 이혼을 고려중이다. 결혼 후부터 남편이 섹스에 관심을 보이지 않더니 급기야 여성 속옷을 좋아하는 등 변태적인 섹스 취향을 드러낸 것. 최근에는 특정 남성에게 전화가 걸려오면 밤늦게 외출까지 하는 등 동성애적 경향을 보여 심각한 부부 갈등을 겪고 있다.
3. 주부 C씨는 1년째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 남편의 수입으로는 아이 둘 학원 보내기가 빠듯하기 때문. 저녁이면 대리운전을 나가 새벽에 귀가해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남편 출근 준비를 챙겨주다 보면 항상 몸이 파김치가 되기 일쑤. 몸이 피곤하다 보니 섹스에 대한 관심은 물론 욕구도 떨어져 남편의 잠자리 요구를 거절할 때가 많다.
4. 주부 D씨는 남편의 외도로 부부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 처음에는 각방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습관이 돼 혼자 자는 게 더 편할 정도가 됐다. 이혼도 생각해봤지만 아이들이 어려 아직 그럴 생각은 없다. 형식적인 부부로 살아가고 있다.
5. E씨는 아내와 마지막으로 섹스를 가진 게 벌써 4개월이 넘는다. 회사를 그만 두고 주식 전업투자자로 나선 뒤 밤 늦도록 주식 공부에 매달리느라 부부 관계 횟수가 급격히 줄었다.
아내 역시 섹스를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어서 다행히 잠자리 문제로 인한 트러블은 거의 없는 편이다.
6. 1년 전 결혼한 F씨는 신혼 첫날밤 지나치게 긴장해 성관계에 실패한 뒤 아내와의 잠자리를 꺼리고 있다. '자위를 할 때는 발기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게 그의 고백. 아내 역시 잠자리를 피하는 남편이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기고 남편에게 속아서 결혼했다는 생각에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다.
7.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란 G씨는 어려서부터 '성행위는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왔고 결혼 후에도 남편과의 잠자리를 회피하고 있다. 어릴 적 성추행을 당했던 기억이 있거나 부모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던 환경에서 자란 경우에도 결혼후 성관계를 더러운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질경련이나 성적 저하증 등 여성 성기능 장애로 성관계를 거부하는 여성들도 있다.
8. 결혼 2년차의 주부 H씨는 아이를 낳고 난 이후부터 성욕이 감퇴되는 것을 느꼈고, 결국은 섹스리스 부부가 되고 말았다. 출산후 섹스 만족도가 예전같지 않은데다 남편 또한 만족한 눈치가 아닌지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멀리 하게 됐다. 또 부부가 아닌 친구처럼 지내고, 또 그러다 보니 서로를 이성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러 부부 관계를 안하는 부부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