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경시하면 만리장성이 무너진다

어렸을 때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란 경우, 사랑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성인이 되어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을 살면 사랑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며 평생을 일과 결혼한 것처럼 산다. 특히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일수록 사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 40쯤 되면 사는 것이 덧없어 진다. 체력도 달리고, 젊었을 때의 패기도 없고, 실패도 두려워진다. 주위 사람이 병으로 쓰러질 때마다 건강도 걱정하게 된다. 부부 간의 성생활도 무덤덤하고 심드렁해 진다. 
내가 잘 아는 부부의 경우다. 둘은 연애결혼을 했으며, 똑똑하고 지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섹스리스 부부로 손만 잡고 자도 좋으며 서로를 믿고 사랑하고 있었다. 부인은 남편을 존경하고, 남편도 부인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섹스를 안 하고도 별 문제없이 가정에 충실했고, 좋은 엄마 좋은 아빠, 좋은 며느리 좋은 사위 역할도 잘 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 두 사람은 별거를 했고, 이혼할 단계에 이르렀다. 둘이 사랑하고 섹스가 중요하지 않은데 왜 이혼을 하지? 여기엔 분명한 비밀이 있다. 
결혼에는 섹스라는 형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섹스가 필요 없으면 결혼을 하지 않고 살아도 된다. 지금 세대는 성적 교섭이 부족하면 참고 살지 않는다. 우연히 섹스가 맞는 상대를 만나게 되면, 지금의 결혼생활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쉽게 이혼을 생각할 수 있다. 
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에 미인계를 쓰고,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하겠는가? 한평생 쌓아온 부와 권력이 하룻밤 여인 때문에 물거품이 되거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영웅들이 그 얼마나 많았던가.